왜 그럴까요? 아무래도 ‘필수’가 아닌 물건을 사치라고 여기는 것 같기도 해요. 옷은 정말 못 사겠어요. 뭐랄까, 옷이란 것은 오롯이 나의 기분을 위한 행위같이 느껴진달까요? 그러고 보니 뭔가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언제 적인지 모르겠네요. 필요한 것 말고 그냥 갖고 싶은 것이요. 올해 쇼핑 내역을 쭉 훑어봤는데, 생필품 외에 그냥 ‘갖고 싶어서’가 이유인 물건이 하나도 없네요.
나는 정말 갖고 싶은 게 없을까? 그건 아닐 텐데. 그러고 보니 지난 밤을 꼴딱 세운건 오랜만에 갖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. 사도 될까 고민하다가요. 의식하진 못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고작 ‘갖고 싶다’는 생각만으로 뭔가를 구매하면 잘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도 같아요.
자신을 먼저 챙겨야 한다.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, 대체 그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거든요. 그래서 나를 챙기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? 상담 선생님께 물었더니, 남한테 하듯이 스스로에게 해보라고 하셨어요. 남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배려하고 눈치 보는 것처럼, 나에게 그렇게 해보라고요. 내 기분을 살피고 내가 원하는 걸 해주기. 기분이 어떤지조차 잘 모르겠다면 작은 감정도 연기하듯 더 크게 느끼고 한 번 더 생각하기. 그렇게 연습하다 보면 알 수 있대요.
그렇게 생각하니 알겠어요. 만약에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뭔가를 갖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밤을 새웠다고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사줬을 것 같아요. 꼭 필요하진 않지만 너무 예뻐서 갖고 싶어요. 그걸 입은 내가 너무 귀여울 것 같아요.
이렇게 편지를 쓰다 보니 확실해졌어요.
사야겠다!
혹시 당신도 저처럼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하는 일을 주저하고 있다면
오늘은 그냥 해버리세요.
이거 참 기분이 무척 좋네요!
정말! 좋아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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